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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novation

해외 테크 뉴스 - 마이크로소프트가 틱톡을 인수하고 싶은 이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틱톡을 중국의 '스파이'라며 미국에서 쫒아내려고 하더니(2020.07.31), 일주일 만에 말을 바꿔 마이크로소프트가 틱톡을 곧 인수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내어 놓고 있습니다. 9월 15일 까지 틱톡을 소유하고 있는 중국 기업인 Bytedance 와의 인수와 관련된 협상을 마칠 것이라고도 언론에 밝혔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도 이 소식이 싫지는 않은가 봅니다. 아니 사실은 너무나도 좋은데 표정을 숨기는 중일지도 모르죠. 언론에도 공식적으로 인수에 대한 협상의지가 있음을 확인하는 기사들을 내어놓고 있는 것을 보면요 (2020.08.02) 이미 미국 시가총액 1, 2위를 애플과 다투며 거대 IT 기업으로 자리 매김한 마이크로소프트가 왜 틱톡 같은 소셜미디어 사업을 왜 인수하려고 하는걸까요?

 

Microsoft confirms talks to buy TikTok in U.S., aims to finish deal by Sept. 15

Microsoft confirmed that it has been discussing an acquisition of the trendy app in the U.S. and other countries.

www.cnbc.com

우선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떤 비즈니스를 하는지 알아 봅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Windows 운영체제와 Microsoft Office 시리즈로 유명한 기업입니다. 전 세계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PC 에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소프트웨어로, 대부분의 기업들에서도 매년 어마어마한 돈을 내며 Microsoft 에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죠. 

 

Microsoft 는 미국의 대표적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윈도우즈 시리즈와 오피스 시리즈의 성공 이후 사실 눈에 띌 만한 성공을 하지 못했습니다. 컴퓨팅 디바이스의 트렌드가 PC 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던 시절, 애플과 구글이 iOS 와 안드로이드를 내놓으면서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때, 마이크로소프트가 내어 놓은 Windows Mobile 은 빛을 보지 못했고, 사람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과거의 영광으로 먹고 사는 기업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죠.

 

하지만 클라우드 시대가 오면서 Microsoft 는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게 됩니다. 클라우드 시장의 선두 주자 이자, 지금도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Amazon Web Service 에 이어 수많은 기업들이 뛰어 들었는데, 현재 클라우드 시장 그 중에서도 인프라 시장에서는 업계 2위를 지키고 있고, 최근 미국 국방부를 대상으로 한 사상 최대의 빅 딜인 JEDI 프로젝트를 AWS 를 제치고 수주하면서 명실 상부 업계 2위로 떠올랐죠.

 

Microsoft beats Amazon to win the Pentagon’s $10 billion JEDI cloud contract

It’s finally over

www.theverge.com

게다가, SAP 와 같은 굵직한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클라우드 진출을 위한 적극적인 파트너십으로 비록 스타트업이나 개인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AWS 가 여전히 우세하나,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는 과거의 명성에 버금가는 존재감을 과시하게 되었습니다. 

 

SAP in three-year cloud partnership with Microsoft

The deal addresses a complaint from many customers that it is too hard to shift from SAP's traditional on-premise model to remotely hosted services.

www.cnbc.com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자들에게 공개한 IR 자료(2020. 7. 22 발표) 를 기반으로 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크게 3 가지 사업부를 갖고 있습니다. 

 

1. 생산성 및 비즈니스 프로세스 (Productivity and Business Process) (32.4%)

- Office Commercial - Microsoft Office 365 (기업용)

- Office Consumer - Microsoft Office 365 (개인용)

- Dynamics 365 (기업용 비즈니스 어플리케이션 - ERP, CRM)

- Linkedin 및 관련 마케팅 / 세일즈 서비스

 

2. 지능형 클라우드 (Intelligent Cloud) (33.8%)

- 서버 제품 및 클라우드 서비스 (Server Products and Cloud services) - 서버용 소프트웨어(SQL, Windows Server, Github) 및 Azure

- 기업용 서비스 (Enterprise Sevices) - 컨설팅 및 서포트

 

3. More Personal Computing (33.8%)

- 윈도우즈 (Windows) - PC 용 윈도우즈 및 MSN 광고 서비스

- 디바이스 (Device) - Surface

- 게이밍 (Gaming) - Xbox

- 검색 (Search) - 검색 광고

 

윈도우즈와 오피스만 있는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다양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고, 각 사업부가 꽤나 비슷한 수준으로 매출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 하는 영역은 지능형 클라우드 (Intelligent Cloud) 사업부로, Azure 가 속한 서버 제품 및 클라우드 서비스 (Server Products and Cloud Service) 영역이 매 분기 작년 대비 2-30% 이상 성장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클라우드 플랫폼 Azure 의 성장률은 4-50% 를 보이고 있습니다.

 

 

FY20 Q4 - Press Releases - Investor Relations - Microsoft

{ "@odata.context": "http://api.msn.com/finance/$metadata#Quotes", "valueM":...

www.microsoft.com

그렇다면 이렇게 빵빵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틱톡 인수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광고 비즈니스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입니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과 같이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유명한 IT 기업들은 광고 비즈니스를 갖고 있습니다. 특히, 구글과 페이스북의 주 수입원은 광고 플랫폼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입이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이죠. 상품의 구매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 간다는 이야기를 시작했던 것이 2012-13년 정도 인데 가속화 되던 온라인 시장으로의 이동이 2020년 판데믹 상황을 맞이하면서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광고를 보고, 구글에서 검색을 하며, 아마존에서 물건을 구매하죠. 

 

마이크로소프트도 광고 비즈니스를 갖고 있습니다. (놀랍죠?) 글로벌 채용 플랫폼이자 소셜미디어인 링크드인을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채용이나 기업 대상의 광고를 위한 서비스를 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판매해 오고 있습니다. 구글 처럼 검색 광고도 판매하고 있죠. Bing 이라는 검색 엔진을 운영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사실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구글이나 페이스북 처럼 모든 영역의 광고에 적용하긴 어렵죠. 그래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넘보는 새로운 소셜미디어로 떠오르고 있는 틱톡의 인수에 더 욕심이 날 수 밖엔 없겠죠.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하는 것은 플랫폼 만이 아닙니다. 이미 많은 미국의 틱톡커 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틱톡 인수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플랫폼이 문을 닫으면 힘을 잃는 인플루언서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주 무대가 되는 틱톡이 지속적으로 미국 내에서 서비스를 하기를 바라거든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런 수 많은 틱톡커들 - 인플루언서들 을 함께 비즈니스 진영으로 데려오는 효과를 얻습니다. 

 

두 번째는, 미래의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입니다.

틱톡을 들어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틱톡에 업로드 되는 콘텐츠의 생산자와 소비자 대부분(60% 이상)은 Generation Z 라고 부르는 세대의 사람들 입니다. 줄여서 Gen Z 라고 불리는 이 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의 다음 세대로, 90년대 중후반 ~ 2000년대 중반 출생의 세대를 말합니다. 어릴 때 부터 디지털 디바이스와 미디어에 익숙한 세대이면서, 성인이 되면서 판데믹을 맞이한 세대이죠. 

 

과거 세대들이 주로 거대 미디어의 빅 스타들을 보고 자라며 소위 말하는 주류 문화와 비주류 문화의 구분을 지으며 살았다면, Gen Z 는 인터넷 스타들 - 인플루언서들을 보며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문화를 소비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유명 컨설팅펌 맥킨지에서는 이를 '개인적인 진실(Individual Truth)'을 추구한다고도 표현하였죠. 모두가 옳다고 믿는 것을 믿는 것이 아닌,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실들을 믿는 세대라는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고집을 부리는 것은 아닙니다. Gen Z 의 또 다른 특성 중 하나는 유연함(Fluid) 이거든요. 언제든 자신의 관심사와 맞는 사람들과 새로운 그룹을 형성하기를 꺼리지 않습니다.

 

 

Council Post: What The Rise Of TikTok Says About Generation Z

Understanding the relationship between people and platforms is very telling of what to expect of this rising generation.

www.forbes.com

 

 

이런 특징을 가진 Gen Z 가 대거 참여하고 있는 틱톡이라는 플랫폼을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한다면 틱톡이 갖고 있는 Cool 한 이미지를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져가게 되어 '오래된 IT 기업'의 이미지를 벗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도 심심찮게 들립니다

 

아무튼 9월 15일 약속한 날짜가 되면 결과가 나올 예정입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틱톡 인수 소식에 조금씩 오르고 있습니다. 투자자들도 이를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했다는 이야기 이겠죠.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CNBC 뉴스를 참고하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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