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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novation

해외 테크 뉴스 - 테슬라가 쏘아 올릴 구독 경제 플랫폼 (부제 : 테슬라 주가는 비싼걸까?)

올해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에서 일론 머스크가 한 말 중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향후 25,000 달러 모델을 언젠가 출시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전기 자동차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배터리의 원가가 가장 허들이 되고 있기 때문에, 배터리 데이에서 향후 테슬라가 직접 배터리를 생산할 것이라고 선언하고는 완성차의 목표 가격 까지 제시한 것입니다.

 

 

Tesla’s Elon Musk said a $25,000 electric car with next-gen battery in the works

This could make electric cars as affordable as combustion engine vehicles.

www.theverge.com

저렴한 가격에 완성차를 내어 놓겠다는 선언을 단순히 가격 원가 경쟁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테슬라가 단순히 전기차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가 다른 전기차와 다른 것은 자동차라는 하드웨어의 우수함 보다는 자동차를 플랫폼으로 한 모빌리티 산업의 큰 그림을 가장 먼저 그리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플랫폼 사업 아이디어의 원조는 스티브 잡스

사실 이 아이디어의 원조는 스티브 잡스 입니다. 그가 내어 놓은 아이폰이 단순히 통화 기능 + 인터넷 + 아이팟 의 합이 아닌, '모바일' 과 '앱스토어'라고 하는 없던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기본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처음 세상에 내어 놓은 2007년 이후 부터 지금 까지 13년 동안, 모바일앱을 기반으로 한 수 많은 기업들과 서비스들이 우리의 매일 매일에 자리 잡은 점을 생각해 보면 아이폰이 세상으로 나온 것이 단순히 새로운 통신 수단의 등장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아이폰의 사례에 비견해 볼 때, 테슬라는 '모빌리티' 시장의 큰 그림을 가장 먼저 그릴 뿐만 아니라 그 그림을 실현하는 첫 기업 그리고 가장 강력한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5,000 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의 침투율을 높이고 나면, 전 세계의 도로를 달리는 테슬라에서 수집되는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 - 주로 구독 형태의 - 를 마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테슬라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료를 산정하는 자동차 보험 부터, 어쩌면 자동차 안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서 충전소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고 배터리를 구독 하고 충전소에서 손쉽게 새로운 배터리로 갈아 낄 수 있는 그런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신청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율 주행이 최고 단계 까지 실현된다면, 테슬라 라는 플랫폼 내에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는 더욱 많아 집니다. 사람이 자동차를 운전하는데서 해방되고 나면, 차를 타고 이동하는 모든 순간이 테슬라와 테슬라 플랫폼을 이용할 서비스 업체에게는 매출을 일으킬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테슬라가 그린 이 큰 그림을 중국이라는 거대한 수요시장을 기반으로 실현해 가고 있는 업체가 바로 중국의 Nio 입니다. 사실상 테슬라와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고, 폐쇄적인 경제 구조를 갖고 있는 중국이라는 무대를 기반으로 엄청난 성장세를 이뤄나가고 있습니다. 다만 올해 주목을 받기 시작한 회사이고 중국이라는 특수한 배경을 갖고 있기에 앞으로 Nio 가 마치 애플과 구글 처럼 테슬라의 유력한 경쟁사가 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Chinese EV rivals line up to challenge Tesla on their home turf

Tesla hit another milestone in making the S&P 500 Index, but a rush of positive earnings reports from Chinese EV makers shows competition is heating up.

www.cnbc.com

 

테슬라가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 침투율을 높이고 나면 결국 모든 것의 중심은 '데이터'가 됩니다.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데이터 그리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산업이 바로 앞으로의 '모빌리티' 산업에 될 것입니다. 데이터를 어떻게 가공하고 활용하여 고객에게 제공하느냐에 초점을 맞춘 수많은 사업들이 테슬라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될 것입니다. 혹시 모르죠,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수많은 앱스토어 기반의 기업들과 유니콘들 - 스포티파이, 에픽게임즈 등 - 처럼 15년 뒤에는 파이썬 기반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니콘 기업이 생길 지도요. 

 

여기에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더 추가 하자면, 모건 스탠리가 내어 놓은 테슬라 주가의 Valuation 입니다. 모건 스탠리는 테슬라의 주가를 평가하면서 테슬라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을 여러 가지로 분리하여 각 사업부 별 Valuation 을 거친 후 이를 단순하게 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Morgan Stanley go all in on Tesla

“It’s expensive on what we know, and cheap on what we don’t.”

www.ft.com

여기에 의견을 더하자면, 테슬라가 영위하고 있는 다양한 산업 - 완성차 제조, 보험, 라이딩 쉐어 및 모빌리티, 에너지 - 을 각각의 경쟁 사업체로 본다면 단순합으로 계산하는 것이 맞겠으나,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테슬라가 그려내고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에서의 시너지를 생각 한다면 각 사업체 별 Valuation 지표들 간의 시너지를 고려한 Multipllier 를 적용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아마도 참고할 수 있는 현존하는 회사로는 애플이 있을 텐데, 애플에서 영위하는 다양한 산업들 - 디바이스, OS, CPU, 헬스케어, 뮤직 등 - 간의 시너지를 분석해보고 동일 기술 기반과 플랫폼 위에서 이를 구현했을 때 애플의 향후 Valuation 을 어떻게 계산할 수 있을지 등에서 힌트를 얻는 다면, 아마 테슬라도 유사한 방식으로 미래의 가치를 점쳐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글의 부제를 '테슬라의 주가는 정말 비싼걸까?' 로 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모빌리티 플랫폼을 제공할 그림을 갖고 있는 테슬라를 바라볼 때, 각 사업영역 간의 시너지를 어느 정도로 보느냐가 테슬라의 주가에 대한 의견을 달리하는 중요한 팩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테슬라가 준비하고 있는 사업 영역들 간의 시너지는 시장이 생각하는 것 보다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아직 그것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 입니다. 우리는 애플이나 구글에 보여 줬던 플랫폼 비즈니스 정도로 추정해 볼 뿐, 아직 그 세상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뚜렷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완성차 시장 그리고 완성차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시장 전체가 향하고 있는 방향은 명확해 졌다는 것입니다. 중국과 유럽의 완성차 제조 업체들이 테슬라가 그려 놓은 모빌리티 시장에 같이 동참하기 위해 이미 많은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완성차 생산을 위한 밸류 체인을 더욱 견고하게, 그러면서도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데 주목했던 완성차 기업들이 이제는 밸류 체인이 아닌 '완성차'를 중심으로 한 '밸류 네트워크'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완성차를 중심으로 그 동안은 자동차 시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수 많은 플레이어들이 - 각종 스타트업과 라이드 쉐어 서비스, 2차 전지 기업들과 에너지 기업들 심지어는 그린뉴딜을 슬로건으로 내건 각국의 정부들 까지 - 네트워크에 뛰어드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역행 하기 힘든 흐름 속에서 테슬라와 아이들은 모빌리티 산업을 차근 차근 구현해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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