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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Sustainability

[왜 지금, 순환 경제 인가?] 5 가지 순환 경제 비즈니스 모델

세계 경제 포럼과 글로벌 컨설팅펌 액센츄어는 순환 경제 (Circular Economy) 의 개념을 실현한 120 개의 크고 작은 기업들을 분석하여 다섯 가지 유형의 순환 경제 비즈니스 모델을 도출해 냈다. 순환 경제의 개념을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작게는 한 가지 일반적으로는 두 개 이상의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함으로써 각 기업이 처한 산업의 상황과 개별 기업의 상황에 맞게 순환 경제 도입의 아이디어를 고민해 볼 수 있다. 

 

1. 순환 공급망 모델 (Circular Supplies)

첫 번째는 기업의 공급망에 투입되어 버려지는 자원 (Wasted Materials) 와 에너지 (Wasted Energy) 에 초점을 둔다. 순환 디자인 (Circular Design) 을 통해 제품 혹은 서비스를 구성하는 요소가 재생 자원(Renewable Materials), 재생 에너지(Renewable Energy) 혹은 회수 가능한 자원 을 사용하여 설계 혹은 생산 되어 있는지를 들여다 본다. 신제품 (New Product) 의 개발 단계에서 부터 이를 고려할 수도 있고 기존 제품 (Existing Product) 의 설계 방식을 다시 들여다 볼 수도 있다. 

 

순환 공급망 모델은 공급망이 시작하는 지점 - 설계 혹은 디자인 (Design) - 부터 순환 경제의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 지금도 많은 기업들이 각 국가의 규제 물질들을 피하기 위해서 설계 단계에서 '나쁜' 물질들을 걸러내는데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다. 순환 디자인 (Circular Design) 은 단지 '나쁜' 것들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데 집중 한다. 고객의 요구사항을 새롭게 만족시키기 위해서 재생 자원, 재생 에너지 혹은 회수 가능한 자원을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디자인하였을 때 1. 고객의 요구 (Customer Requirements) 를 질적으로 충족시켜 - 제품 경쟁력, 경쟁 우위 (Competitive Advantage) 를 확보 하면서도, 2.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원 혹은 에너지의 공급 리스크 (Supplier Risk) 를 줄여 비용(Cost) 를 감소 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만약 타 제조업에 자원이나 에너지를 공급하던 기업이라면, 재생 자원이나 재생 에너지를 공급하는 형태로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할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각 국가의 발전 및 유틸리티 사업 (Utilities) 의 경우 전기나 물 같은 에너지 및 자원을 재생 에너지 및 자원으로 전환하는 에너지 전환 (Energy Transformation) 에 직면해 있다. 유틸리티를 제공하기 위해 발생하는 탄소 발자국 (Carbon Footprint) 혹은 물 발자국 (Water Footprint) 를 계산하여 이를 넷-제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하여 재생 에너지 인프라로의 전환을 국가 및 민간의 자본을 통해 이루어 내고 있는 중이다. 

 

철강, 석유, 화학 등 산업재 (Industrial Materials) 산업은 재료 과학 (Material Science) 혹은 바이오 과학 (BioTech) 기술에 대한 막대한 R&D 투자를 통해 전통적인 산업재에서 재생 가능한 산업재로의 변환을 모색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2. 회수 및 재활용 모델 (Recovery and Recycling) 

순환 공급망 비즈니스 모델의 가장 궁극적인 형태는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의 디자인을 들여다 보는 것을 넘어서 설계 - 제조 공정에 투입된 자원과 에너지를 폐기 단계 까지 100% 추적하는데 있다. 자원이 다시 순환하기 위해서 기업은 공급 사슬망이 아니라 시장에 나가 있는 모든 자원에 대해 추적하며 이를 폐기 단계까지 관리하여 다음 번 제조의 투입 자원으로 계획하거나 필요한 경우 자연으로 자원을 되돌릴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회수 및 재활용 모델 (Recovery and Recycling) 이라 부르는데, 이는 순환 디자인 (Circular Design) 에서 사용된 '재생이 불가능한 하지만 회수 및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 - 혹은 버려지는 내재 가치 (Wasted Embedded Value)'에 대하여 설계 - 제조 - 사용 - 폐기 - 회수 에 이르는 제품의 수명 주기 및 포함된 재생 불가 자원의 회수 방식 및 비용을 고려하는데 있다. 

 

여기서 회수 되는 자원은 단지 사용 후 폐기 자원 (Waste) 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제조 공정 혹은 품질 상의 이유로 발생한 부산물 (By-Product) 혹은 폐기물 (Scrap) 도 포함되어 가치 사슬 전체에서 발생한 폐기물 및 부산물을 일컫는다. 회수된 폐기물 및 부산물들은 일련의 처리과정을 거쳐 물질, 부품 혹은 에너지로 재활용 되며 재활용된 물질, 부품 혹은 에너지는 해당 기업의 가치 사슬로 되돌아 가거나 다른 기업의 가치 사슬에 투입되는 자원이 되기도 한다. 

 

기업 내에서 폐기물이 재활용 되건, 새로운 기업의 가치 사슬에 투입 되건 폐기물은 다시 자원 (Resource) 의 지위를 찾고 기업들은 폐기물의 상황을 투명하게 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산업에서 폐기물 이력제에 참여하고 있으며 폐기물을 수거하여 자원으로 재생 시키는 기술에 대한 투자와 비즈니스 모델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자연스럽게 제품을 고객에게 납품하는 기존의 물류 방식에 더해 폐기물을 다시 기업의 자원으로 가져 오는 회수 물류 (Reverse Logistics) 도 주목을 받고 있다. 

 

3. 제품 수명 연장 모델 (Life Cycle Extension)

제품과 서비스가 재생 자원 및 에너지로 구성되도록 잘 설계하는 일과 제품과 서비스가 폐기된 이후 자원을 잘 회수 하는 일은 모두 제품과 서비스의 수명 주기 전후 과정에서 일어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발생하는 폐기물 (Waste) 의 양을 줄이기 위해서는 설계와 폐기 뿐만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가 고객의 손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에 가치를 느끼고 지속적으로 구매한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버려지는 제품의 수명 주기 (Wasted Life Cylce) 과 함께 버려지는 자원과 폐기물의 양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산업 마다 제품 혹은 서비스의 수명 주기를 늘리는 방법은 다양하다. 지속적인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가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새로운 가치를 갖는 제품으로 거듭나게 하거나 (수리/업그레이드/리필),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들 끼리 중고 제품을 거래하도록 만들어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사용되게 하거나(재판매), 보상 판매를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여전히 수명 주기가 남아 있는 부품 등을 추출해 활용하거나 (재제조/개조) 하는 등 많은 방법을 통해 제품의 수명 주기를 연장할 수 있다. 

 

제품 수명 연장 모델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가치를 갖게 만드는 일 외에도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줄어든 제조 생산량 (Manufacturing Capacity) 에도 대처해야 한다. 제품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그 만큼 새로운 제품의 생산량을 줄이는 결과를 만들기 때문이다. 줄어든 제조량 대신 제품 수리나 업그레이드 등을 위해 늘어나야 하는 서비스 역량 (Service Capacity) 혹은 제품과 서비스의 조합을 통해 만들어 내는 새로운 경험 연출 역량 (Experience Production Capacity) 에 집중하여 인력 및 성장원을 전략적으로 재배치 해야 한다. 또는 기업이 제품의 유통 매개자 (Channel Player) 가 되어 제품 공유 혹은 교환 플랫폼의 거래 비용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제품-고객의 단순한 관계에서 제품 - 서비스 - 경험 - 유통 시장 - 고객 의 복합적인 관계로 나아가면서 기업은 단순히 고객과 있었던 일들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이를 영업과 서비스에 활용하는 고객 관계 (Customer Relationship) 를 관리하는 수준에서 넘어서 고객과 기업의 모든 가치 사슬 단계의 관계를 관리하는 고객 커뮤니티 관리 (Customer Community Mgmt.) 의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4. 공유 플랫폼 모델 (Sharing Platform Model)

버려지는 수명 주기 (Wasted Life Cycle) 와 함께 제품의 수명 주기 중 '사용' 단계에서 간과 되는 것이 바로 버려지는 역량 (Wasted Capacity) 이다. 집이나 차 등 많은 사람들이 소유하지만 24시간 사용하지 않는 것들은 그 상태에서도 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비하게 만든다. 사용하건 사용하지 않건 고정적인 유지보수 비용과 에너지 및 유틸리티 사용 비용은 고정적으로 지출되기 때문이다. 

 

이에 착안하여 발생한 비즈니스 모델이 흔히 알고 있는 공유 플랫폼 모델 혹은 공유 경제 (Sharing Economy) 모델이다. 판데믹이 전 지구를 휩쓸기 전 까지만 해도 많은 호텔 체인들은 에어비앤비에 자리를 내어 주거나 에어비앤비와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었고, 우버나 리프트 같은 공유 라이딩 업체는 새로운 시대의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받고 있었다. 

 

판데믹으로 개인이 소유한 집과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커진 지금 아마도 예전과 같이 적극적으로 집이나 차를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은 적을지 몰라도, 사용하지 않는 트럭이나 공장, 생산 설비 같은 것들은 여전히 100% 사용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공유 플랫폼은 제품이나 자산을 전혀 소유하지 않고도 수요자와 공급자를 이어주는 것 만으로도 거래가 가능하고 이 거래를 통해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쉬워 보이는 이면에는 공유 플랫폼이 플랫폼으로써 가져야 하는 최소한의 트래픽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어떠한 수요자나 공급자도 수요만 있거나 공급만 있는 혹은 둘 중 아무 것도 없고 플랫폼만 있는 곳에서 거래를 하고자 하지 않을 것이다. 순환 경제에서 커뮤니티(Community) 의 중요성이 또 한번 부각되는 지점이다. 

 

5. 서비타이제이션 (Servitization)

앞서 설명한 네 가지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서 가장 혁신적인 변화는 제품과 서비스의 소유권을 고객이 아닌 기업에 두는데 있다. 제품과 서비스를 전체 제품 수명 주기를 따라 기업에 두면 해당 기업은 시장 내에 있는 모든 자원과 에너지에 대해 100% 추적 가능하게 된다. 이는 자연스레 제품이 폐기된 이후 폐기물에 대한 추적으로 이어지게 되고,  제품을 사용하는 동안에는 고객의 제품 사용을 추적하여 제품에 추가 서비스나 수명 주기를 늘이기 위한 각종 업그레이드 및 유지보수 서비스로 이어지게된다.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동안에는 고객이 원하는 경우 해당 제품이나 자산을 공유 플랫폼을 통해 공유 하고 이를 통해 고객에게 소비자 뿐만 아니라 생산자의 지위를 주는 것도 가능하다. 

 

반대로 고객의 경우 기업으로 부터 제품과 서비스가 아닌 경험 (Experience) 을 제공 받게 되고 이에 상승하는 재화를 지불하는 형태로 나아가게 된다. 제품이나 자산의 소유권이 고객에게 있지 않기 때문에 고객은 제품을 경험하는 만큼 혹은 경험하는 동안 일종의 정량제 (Pay-as you go) 형태나 정액제 (Subscription) 형태로 경험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순환 경제를 구현하는 것이 경험 경제를 구현하는 것과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순환 경제의 비즈니스 모델을 들여다 보면 자연스레 경험 경제에서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형태를 찾게 된다. 순환 경제가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해주는 진통제 (Pain Killer) 의 역할이라면, 경험 경제는 순환 경제가 현재의 시장 경제에서 지속적으로 살아남게 해주는 보조제 (Supplement) 이자 고객과의 보다 끈끈한 관계를 갖도록 해주는 순환 우위 (Circular Advantage) 를 갖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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