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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Food and Wine

WSET Level 1 & Level 2 시험 준비 후기

 

시험 준비 이유 & 이런 분들에게 추천

 

WSET 시험을 쳐서 자격증을 따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건 아니었다. 다만, 돈 주고 사 마시고 있는 와인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었고 라빈이나 와인앤모어를 가면 내가 모르는 와인들이 잔뜩 있는데 그냥 몇몇 아는 품종 이름만 보고 가격에 맞춰 와인을 사는 건 질렸기 때문에 와인에 대해 좀 더 공부를 해보고 싶었다. 지금 공부를 해 두면 앞으로 내가 살아가면서 더 많은 와인을 경험할 것이고, 알고 경험한 것과 모르고 경험한 것의 차이가 점점 더 커져서 나의 세계가 달라질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에 공부를 시작했다.

 

수업을 들을 때도 본인의 직업 (소믈리에나 와인 바 창업 등) 을 위해서 자격증을 준비하는 사람들 보다 취미반의 성격이 더 강했다. 물론 테이스팅까지 포함된 Level 3 까지 가면 비율이 달라질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Level 2 까지는 취미로 접근하는 분들이 많아 보였다. WSET 을 딴다고 소믈리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와인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이 되는 거지 WSET Level 2 자체로 뭔가를 보증하거나 취업에 도움이 되거나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소믈리에는 소믈리에 자격증 CMS (Court of Master Sommelier) 같은 자격증이 일반적으로 인정 받는 듯 하다. 그리고 업계 경력도 중시 되는 듯한 느낌!

 

선택한 공부 방법

 

일단 자격증 보다는 경험의 폭을 넓히는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학원을 선택했다. 강남권에 여러 학원들이 있는데, 내가 다녔던 곳을 굳-이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약간 기대에 비해 수업 자체에서 얻은 것이 많이 없다고 해야 할까. 뭔가 하하호호하며 와인 마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는 그런 분위기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수업의 포맷이나 진행 방식, 강사 분들의 역량이 굉장히 일방적인 방식의 '학원' 식 수업에 집중되어 있었다. 특히 센서리 수업 같은 경우에는 시간이 지날 수록 수강생들이 입을 닫게 (...) 되는 마성의 강사 분이 수업을 하셔서 자신감 있게 표현하고 표현한 향이나 맛에 대해서 강사를 통해 교정 받는 식의 수업이 원활하게 될 수가 없었다. 

 

수업은 10번 정도 진행 되었고, 수강료 + 교재비 + 시험비 까지해서 학원이나 기관마다 다르지만 약 120~130 만원 정도에 형성되어 있다. 내일배움카드 같은 것으로도 들을 수 있다고 들었는데 나는 거기에 해당되지 않아서 생 돈(!) 을 주고 구매하였다. 각 수업마다 적게는 4잔 많게는 6잔 까지 와인 테이스팅을 하기 때문에 가격이 무지 비싸다고는 할 순 없는데, 시험비, 와인값을 제 하고 나서도 수업의 퀄리티가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않아서 내가 다녔던 곳을 추천하지는 못하겠다. 다른 학원은 또 다른 분위기 / 퀄리티 일수도 있으니 여러 군데를 방문해 보고 혹시 시범 수업 / 원데이 수업 같은 것이 있으면 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본격적인 시험 준비

 

수업 10회 안에서 세 권의 교재(Level 1 교재, Level 2 교재, Level 2 부교재) 가 모두 커버 된다. 이 교재들 중 가장 중요한건 Level 2 교재 이다. 이 안에서 대부분의 시험 문제가 나온다. 나 같은 경우는 Level 1 교재는 가볍게 읽고, Level 2 교재를 모두 정리 하였다. 정리 후에 부교재를 보면 교재를 읽으면서 정리가 충분히 되지 않은 부분들 까지 캐치할 수 있다. 

 

WSET Level 2 교재를 모두 정리한 글

2021.12.04 - [LIFE/World of Wine] - 와인 공부 : Farm to Table

 

와인 공부 : Farm to Table

와인을 공부하다 보니 외울 것이 정말 정말 많다. 이걸 그냥 단순히 외우려고 하니 어렵고 이렇게 공부하다 보면 좋았던 와인이 싫어질 지경이다. 그냥 맛있게 마시면 되지 뭘 그렇게 어렵게 까

tech-millennial.tistory.com

 

우선 가장 주요한 품종 별 특성을 제외한 내용 (포도, 포도나무, 재배, 양조, 숙성, 보관, 서비스 등) 은 한 두번 정도 읽어 보고 내용을 숙지하기를 권한다. 특히 포도의 생장 과정과 양조 및 숙성 과정을 가장 먼저 훑는 것을 추천하는데 그 이유는 품종의 특성과 해당 품종으로 만든 와인의 스타일에 대해서 공부할 때 이 과정을 이해하면 머릿 속으로 자연스럽게 와인의 스타일을 그려볼 수 있는데 머리로 이해하지 않고 외우려고 하면 무지막지한 암기과목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각 포도 품종의 주요 산지와 포도의 생장과정 및 기후에 관련된 내용을 연결짓는 것이다. 포도 품종 별로 산지를 냅다 외우려고 하면 이 또한 괴롭고, 산지의 기후 특성에 대해 공부한 뒤 이를 품종 특성과 비교해 보면 좀 더 이해를 통해 내용을 습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각 품종의 경우 나는 '프랑스 와인'을 중심으로 공부하고 그 외 신세계 산지들을 여기에 연결 했다. 이탈리아 고유 품종의 경우 개별적인 특성이 있어 별도로 공부해야 하지만 국제 품종들의 경우 프랑스를 중심으로 공부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세계의 산지와 와인들을 연결해 보면 좀 더 이해하기가 쉽다.

 

나는 프랑스 와인 수업 이라는 책을 한 권 재미로 읽었는데 매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프랑스 와인 수업

와인 입문자도 애호가도 한 권으로 마스터하는프랑스 와인의 모든 것!6번의 흥미로운 수업으로 떠나는 프랑스 와인의 세계샴페인, 화이트와인, 레드와인, 로제와인, 디저트와인 등 프랑스 와인

book.naver.com

문제 풀이는 기본

 

학원을 등록해서 좋았던 점은 교재에 실려 있는 예상 문제 외에도 챕터 별로 족보(!) 같은 것을 나누어 주었었는데 해당 문제 풀이를 통해 내가 공부한 내용에 대한 이해를 다시 한 번 점검할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학원 별로 이런 것을 제공하는 곳이 있고 없는 곳이 있을텐데 자격증 자체가 중요하다면 이걸 꼭 물어 보는게 좋을 듯 하다.

 

시험 결과는?

 

시험 결과는 8주 후에나 나온다. 물론 대충 예상컨데 두 시험 - Level 1, Level 2 - 모두 통과할 것으로 예상한다. 레벨 1 은 Pass / Fail 이고 레벨 2 는 50문제 중 28 문제 이상을 맞추면 Pass, 그 후에 점수에 따라 Pass with Merit, Pass with Distinction 으로 등급이 주어진다. 시험의 결과가 나오면 결과도 포스팅 할 것!

 

WSET Level 3 도전?

 

솔직히 안할 것 같다. 일단 지금은. 나 처럼 단순 취미로 접근한 사람이라면 이미 지불한 시험비가 아까워 자격증 까지 따는 걸 추천하긴 하겠지만, 생업과 관련이 없다면 Level 3 까지 도전하라고 권하고 싶진 않다. 물론 나는 엄청난 애호가에 좋은 와인들도 퐁퐁 딸 수 있고 시간도 많은 사람이라면 매우 추천하긴 할 듯. Level 2 와 Level 3 의 난이도 차가 좀 나는 것 같고 준비를 위한 시간도 더 걸리는 것 같아 초급자 딱지를 떼는 수준을 넘어서 '중급자' 라고 불리고 싶다면 Level 3 를 도전 하는 것도 유의미 할 듯 하다. 하지만 나는 지금은 여기 까지 딱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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